심심해서 쓰는 Tesla Model 3 렌트 후기
⏰ 2022-07-26 (화) 01:06:39
개요
요즘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블로그 운영이 뜸하다. 원래 뭐 하나 시작하면, 그걸 끝내기 이전엔 다른 곳에 집중을 못 하는 까탈스런 성격 때문인지 다른 곳에 집중이 잘 안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갈팡질팡 고민만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근 주말에 오랜만에 제주도에 놀러갔다. 어쩌다보니 전기차, 그 중에서도 전기차의 대명사인 Tesla Model 3(맞나?)를 렌트했다.
이 때까지 내연기관만 타다 처음으로 전기차를 타봤는데, 좋은 점도 있었고, 나쁜 점도 있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 쓸 것도 없겠다, 오랜만에 블로그 글도 하나 올릴 겸, 개발 외적인 경험으로 Model 3의 후기를 적어볼까한다.
후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에서 작성되었으며, 필자는 지금껏 내연기관만을 운전해봤고, 운전 경력 자체도 그리 길지 않다.
[안내] 이 글은 Tesla로부터 소정의 협찬을 받아 작성했었으면 합니다.
장점
- 준수한 앞좌석 승차감
- 여행기간 동안 타면서 들었던 생각은, 운전하기 재밌는 차. 보통 "운전하기 재밌는 차"라고 한다면, 멋지고 화려한 디자인, 빠른 속도, 웅장한 배기음 같은 걸 떠올린다.
하지만 Model 3는 그런 것과 거리가 꽤 있어보임에도 불구하고, 운전하는 내내 적어도 재미 하나는 확실했었다. 밟으면 밟는 족족 시원하게 날아간다.
- 여행기간 동안 타면서 들었던 생각은, 운전하기 재밌는 차. 보통 "운전하기 재밌는 차"라고 한다면, 멋지고 화려한 디자인, 빠른 속도, 웅장한 배기음 같은 걸 떠올린다.
- 자동차 정보의 완전 디지털화
- 다른 차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운전자가 알아야할, 혹은 몰라도 될 차의 정보들을 디스플레이 하나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전기가 원동력이다보니, 이를 다루는 부품도 디지털에 귀속시키기가 내연기관에 비해 더 용이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알아야 할 정보, 몰라도 되는 정보까지 수치화하여 자세히 나온다.
- 다른 차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운전자가 알아야할, 혹은 몰라도 될 차의 정보들을 디스플레이 하나로 확인할 수 있었다.
- 저렴한 충전비
- 한 8,500원 정도 충전했었는데, 한 30% 조금 넘게 되지 않았었나 싶다. 선형적으로 계산해봐도 완충 시 3만원 정도 되는 셈.
- 우수한 스피커 성능
-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음악을 크게 틀고 여행기분을 만끽해보자. 토요일 새벽 1시에 할일없이 번화가를 방황하는 K3 양카 오너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당신 번호판은 아마 하허호호 웃음바다일테니, 너무 우쭐대진 말자.
-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음악을 크게 틀고 여행기분을 만끽해보자. 토요일 새벽 1시에 할일없이 번화가를 방황하는 K3 양카 오너를 체험할 수 있다.
단점
- 그지같은 뒷자석 하차감
- 앞좌석에서 운전이 재밌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뒷자석은 죽어나간다. 처음 탔을 때 멀미가 심했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나 뿐만 아니라 여러사람이 나랑 같은 느낌을 받았던 모양이다.
기본적인 움직임이 우리가 흔히 접한 내연기관하고 많이 다르다. 차 자체도 정숙성은 조금 떨어지는데다, 방지턱은 아무리 살살 넘어가도 뒤가 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멀미의 경우, 전기차 특유의 방식인 회생제동? 때문이라는데, 익숙하지 않은 초반엔 이로인한 멀미가 고역이다.
엑셀에서 발을 때면 동력이 떨어지며 서서히 멈추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브레이크를 살짝 밟듯이 감속을하는데, 이 느낌으로 인해 멀미가 발생하기 매우 쉽다.. 밟으면 바로 나가고, 발만 때도 브레이크 살살 밟듯이 감속하기 때문에 격한 놀이기구 타는 느낌을 받았다.
- 앞좌석에서 운전이 재밌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뒷자석은 죽어나간다. 처음 탔을 때 멀미가 심했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나 뿐만 아니라 여러사람이 나랑 같은 느낌을 받았던 모양이다.
- 난해한 UX
- 자동차의 모든 컨트롤은 중앙의 커다란 태블릿이 대체한다. 속도계 조차 없다. 차의 모든 정보는 이 태블릿에 표시된다. 핸들과 콘솔에 붙어있던 버튼이 사라지고 태블릿에 들어가기 때문에, 뭐 좀 하나 할라치면 운전하면서 스마트폰 보는거나 다름이 없는 느낌이다. (다행히 몇몇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버튼은 있다)
에어컨 온도를 바꾸거나 키고 끌 때도 태블릿으로 해야하므로, 운전 중에 조작하기 매우 난감하다. 감촉이 있는 버튼에 비해 평평한 태블릿은 내가 뭘 누르는 지 잘 모르기 때문.
당장 스마트폰 켜서 화면 안 보고 설정에서 디스플레이 메뉴로 들어가보자. 어렵다. 문제는 이걸 운전 중에 해야한다는 것.
이처럼 전적으로 디스플레이에 의존적인 UX는 기존 내연기관에 익숙했던 대다수 운전자들의 감각을 전면으로 부정한다. 심지어 비교적 운전에 있어서 흰 도화지나 다름없는 내가 봐도 이건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
- 자동차의 모든 컨트롤은 중앙의 커다란 태블릿이 대체한다. 속도계 조차 없다. 차의 모든 정보는 이 태블릿에 표시된다. 핸들과 콘솔에 붙어있던 버튼이 사라지고 태블릿에 들어가기 때문에, 뭐 좀 하나 할라치면 운전하면서 스마트폰 보는거나 다름이 없는 느낌이다. (다행히 몇몇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버튼은 있다)
- 충전
- 하....
테슬라는 많은 장점이 있는 아이지만, 아주 크으으은 단점이 하나 있다. 그 커다란 단점이 다른 장점을 전부 먹어버린다.
충전이라는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반드시 충전에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이는 여행 루트를 짜는데 있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더군다나 더 짜증나는 건, 주유소에 비해 기본적으로 무인인 충전소는 관리가 안 되도 너--------무 안 된다.
가뜩이나 많지도 않은 충전소를 운 좋게 찾았는데 비어있다고? 일단 고장났는지부터 의심하자. 90% 확률로 고장나서 자리가 빈 거다.
더군다나 무슨 스마트폰도 아니고, 연결불량으로 충전이 되다 마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충전기 표준 프로토콜이 미흡해서 제조사별로 급속충전이 안 되는 놈들도 있다. 옵치 하면서도 아군을 존중하기 위해, 딜러차이 같은 비하를 전혀 하지 않았던 난데, 정확히 1시간 43분 만에 충전소 차이 소리가 절로 나더라.
충전이 안 될 경우, 다방면으로 의심해야한다. 충전소가 문제일 수도, 내 차가 문제일 수도, 충전 케이블이 문제일 수도 있다. 주유할 땐 있는지조차 몰랐던 별 희한한 문제들이 동"해"번쩍 서"해"번쩍 나타난다.
필자의 경우 충전소 세 곳을 돌아다녔는데도 연결 불량이 떠서 렌트한 이후로 충전을 단 한 번도 못 했었다. 일정 마지막 날 배터리가 5% 남았을 때, 추가시간에 화물 비비는 마음으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마지막으로 애월 읍사무소에서 충전을 시도했었다. 충전이 됐다. 제주도 여행 중 가장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이였다.... 여름이였다.
- 하....
- 익스--플로젼
- 자동차계의 심영. 사고났는데 빠져나가기 힘들거나, 어설프게 반만 빠져나올 것 같다 싶으면 포기하고 최대한 차 중앙으로 빠르게 이동하자. 엄청난 섬광과 천지를 뒤흔드는 폭★팔과 함께 당신의 고통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 줄 것이다.
총평
여러모로 충분히 고려할만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안전 문제도 문제지만, 충전의 경우 거의 모든 게 급유 하위호환이다. 국내에서 전기차 인프라가 뛰어난 제주도도 이 정도라면, 서울은 제외하더라도 다른 지방이나, 교외지역의 상황은 안 봐도 뻔할 것 같다.
특히 장거리라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고속도로 타다가 다음 휴게소에서 충전을 해야할 때, 내 앞에 전기차가 있으면 무조건 추월해야한다는 얘기를 유튜브에서 본 거 같은데...
더군다나 귀성길같은 대이동이라도 한다면, 이 문제는 배로 심해질 것 같다. 전날 미리 충전해놓으면 되지 않아? 하겠지만,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런걸 신경써야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이미 문제다.
내가 애월 읍사무소에서 새벽에 충전하고 있을 때, 한 7시 반 쯤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라.
그 분 딴에는 나름 일찍 나와서 충전하려는 생각이였겠지만, 매우 빠르고 절박한 관광객 한 마리는 생각하지 못 했겠지.
아주머니는 저 쪽에 정차하고 내 충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슬슬 나갈 준비할 때 쯤, 타이밍 좋게 전기차 한 대가 더 왔다.
그 분 딴에는 오자마자 자리가 나서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미 기다리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은 생각하지 못 했겠지.
물론 누가 됐든 난 그냥 자리만 비켜주고 나가서 뒷 일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이미 난 거기서 충분히 시간낭비를 했다.
만약 둘 중 한 분의 성격이 좋지 못 하다면, 아마 둘 다 기분나쁜 아침을 맞이해야할 것이다. 전기차를 탄다면 저런 상황이나 고민이 일상이 될텐데, 저런 경쟁을 하나 더 추가하기엔 이미 내 삶은 이미 경쟁 포화다.
충전 문제라도 해결되면 좀 수월하겠지만, 오일과 달리 전기는 그 자체로 에너지라 사람이 직접적으로 다루기 매우 힘들다.
전기차의 충전 문제가 해결될 땐, 이미 휴대용 전자기기의 배터리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나중엔 모두 "그 땐 그랬지..."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다시 렌트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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