𝝅번째 알파카의 개발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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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쓰는 Tesla Model 3 렌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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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요즘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블로그 운영이 뜸하다. 원래 뭐 하나 시작하면, 그걸 끝내기 이전엔 다른 곳에 집중을 못 하는 까탈스런 성격 때문인지 다른 곳에 집중이 잘 안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갈팡질팡 고민만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근 주말에 오랜만에 제주도에 놀러갔다. 어쩌다보니 전기차, 그 중에서도 전기차의 대명사인 Tesla Model 3(맞나?)를 렌트했다.

이 때까지 내연기관만 타다 처음으로 전기차를 타봤는데, 좋은 점도 있었고, 나쁜 점도 있었다.

당장 쓸 것도 없겠다, 블로그 글도 하나 올릴 겸 그냥 개발 외적인 경험으로 Model 3의 후기를 적어볼까한다.

후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에서 작성되었으며, 필자는 지금껏 내연기관만을 운전해봤고, 운전 경력 자체도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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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이 글은 Tesla로부터 소정의 협찬을 받아 작성했었으면 합니다.



장점 🔗

  • 준수한 앞좌석 승차감
    • 여행기간 동안 타면서 들었던 생각은, 운전하기 재밌는 차. 보통 "운전하기 재밌는 차"라고 한다면, 멋지고 화려한 디자인. 빠른 속도. 웅장한 배기음 같은 걸 떠올린다.
      하지만 Model 3는 그런 것과 거리가 꽤 있어보임에도 불구하고, 운전하는 내내 적어도 재미 하나는 확실했었다. 밟으면 밟는 족족 시원하게 날아간다.
  • 자동차 정보의 완전 디지털화
    • 다른 차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운전자가 알아야할, 혹은 몰라도 될 차의 정보들을 디스플레이 하나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전기가 원동력이다보니, 이를 다루는 부품도 디지털에 귀속시키기가 내연기관에 비해 더 용이하지 않을까 싶다.
  • 저렴한 충전비
    • 한 8,500원 정도 충전했었는데, 한 30% 조금 넘게 되지 않았었나 싶다. 선형적으로 계산해봐도 완충 시 3만원 정도 되는 셈.
  • 우수한 스피커 성능
    •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음악을 크게 틀고 여행기분을 만끽해보자. 토요일 새벽 1시에 할일없이 번화가를 방황하는 K3 양카 오너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당신 번호판은 아마 하허호호 웃음바다일테니, 너무 우쭐대진 말자.


단점 🔗

  • 그지같은 뒷자석 하차감
    • 앞좌석에서 운전이 재밌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뒷자석은 죽어나간다. 처음 탔을 때 멀미가 심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여러사람이 나랑 같은 느낌을 받았던 모양이다.
      기본적인 움직임이 우리가 흔히 접한 내연기관하곤 조금 다른 느낌이다. 차 자체도 정숙성이 조금 떨어지는데다, 방지턱은 아무리 살살 넘어가도 뒤가 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이 차 특유의 방식인 회생제동? 때문이라는데, 익숙하지 않은 초반엔 참 고역이다.
      엑셀에서 발을 때면 동력이 없어 서서히 멈추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감속을하는데, 이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밟으면 바로 나가고, 발만 때도 브레이크 살살 밟듯이 감속하기 때문에 격한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 든다.
  • 난해한 UX
    • 자동차의 모든 컨트롤은 중앙의 커다란 태블릿이 대체한다. 속도계도 없다. 모든 정보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핸들과 콘솔에 붙어있던 버튼이 사라지고 태블릿에 들어가기 때문에, 뭐 좀 하나 할라치면 운전하면서 스마트폰 보는거나 다름이 없는 느낌이다. (물론 몇몇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버튼은 있다)
      에어컨 온도를 바꾸거나 키고 끌 때도 태블릿으로 해야하므로, 운전 중에 조작하기 매우 난감하다. 감촉이 있는 버튼에 비해 태블릿은 내가 뭘 누르는 지 잘 모르기 때문.
      당장 스마트폰 화면 안 보는 상태에서 설정에서 디스플레이 메뉴로 들어가보자. 어렵다.
      이처럼 디스플레이에 의존적인 UX는 기존 내연기관에 익숙한 운전자의 감각을 전면으로 부정한다. 심지어 비교적 흰 도화지인 내가 봐도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
  • 충전
    • 하....
      테슬라는 많은 장점이 있는 아이지만, 아주 크으으은 단점이 하나 있다. 그 커다란 단점이 다른 장점을 전부 먹어버린다.
      충전이라는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반드시 충전에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이는 여행 루트를 짜는데 있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더군다나 더 짜증나는 건, 주유소에 비해 기본적으로 무인인 충전소는 관리가 안 되도 너무 안 된다.
      가뜩이나 많지도 않은 충전소를 운 좋게 찾았는데 비어있다고? 일단 고장났는지부터 의심하자. 90% 확률로 자리가 남은 게 아니라 고장난거다.
      더군다나 무슨 스마트폰도 아니고, 연결불량으로 충전이 되다 마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충전기 표준 프로토콜이 미흡해서 제조사별로 급속충전이 안 되는 놈들도 있다.
      충전이 안 될 경우, 다방면으로 의심해야한다. 충전소가 문제일 수도, 내 차가 문제일 수도, 충전 케이블이 문제일 수도 있다. 주유할 땐 있는지조차 몰랐던 별 희한한 문제들이 생긴다.
      필자의 경우 충전소 세 곳을 돌아다녔는데도 연결 불량이 떠서 렌트한 이후로 충전을 한 번도 못 했었다. 배터리가 5% 남았을 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마지막으로 애월 읍사무소에서 충전을 시도했었다. 충전이 시작됐을 때, 여행기간 중 그 무엇보다 기뻤었다.
  • 익스--플로젼
    • 사고났는데 빠져나가기 힘들거나, 어설프게 반만 빠져나올 것 같다 싶으면 최대한 차 중앙으로 이동하자. 고통은 잠시 뿐, 빠르게 갈 수 있다.


총평 🔗

충분히 고려할만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안전 문제도 문제지만, 충전의 경우 거의 모든 게 급유 하위호환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애월 읍사무소에서 새벽에 충전하고 있을 때, 한 7시 반 쯤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라.

그 분 딴에는 나름 일찍 나와서 충전하려는 생각이였겠지만, 매우 빠르고 절박한 관광객 한 마리는 생각하지 못 했겠지.

아주머니는 저 쪽에 정차하고 내 충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슬슬 나갈 준비할 때 쯤, 타이밍 좋게 전기차 한 대가 더 왔다.

그 분 딴에는 오자마자 자리가 나서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미 기다리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은 생각하지 못 했겠지.

물론 누가 됐든 난 그냥 자리만 비켜주고 나가서 뒷 일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이미 난 거기서 충분히 시간낭비를 했다.


만약 둘 중 한 분의 성격이 좋지 못 하다면, 아마 둘 다 기분나쁜 아침을 맞이해야할 것이다. 전기차를 탄다면 저런 상황이나 고민이 일상이 될텐데, 저런 경쟁을 하나 더 추가하기엔 이미 내 삶은 이미 경쟁 포화다.

충전 문제라도 해결되면 좀 수월하겠지만, 오일과 달리 전기는 그 자체로 에너지라 사람이 직접적으로 다루기 매우 힘들다.

전기차의 충전 문제가 해결될 땐, 이미 휴대용 전자기기의 배터리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